트위터

이제 못 뵙나 했던 분을 어제 트위터에서 다시 만났어요. 기뻐서 여기에도 주소를 남겨둡니다.
http://twitter.com/yinshanhe

단골집 吃香

말 그대로 단골집, 집과 학교 사이에 있는 대만 식당이다. 지금 음식을 시켜놓고 친구가 오기를 기다리는 중. 아침이면 여기서 아침 부페를 먹고(만두라던가, 계란부침이라던가, 하는 것들), 점심이면 와서 간단하게 해물국밥을 먹기도 하고, 오후에는 홍콩식 쩐주나이차나 빙수를 먹으러 들리기도 하고, 저녁에는 또 와서 따즈샹라시아라던가 싼베이지라던가, 아니면 타이완식 동파육을 먹기도 했다. 새벽2시까지 하기 때문에 공부 안되는 밤이면 책이랑 노트북을 싸들고 와서 더치아이스를 마시며 공부하곤 했다. 그야말로 모든 자리에 내 추억이 서려있는 단골집이다.
내가 가면 반겨주던 매니저 아저씨는 이제 관둔 모양이지만... 늘 웃으며 나이차를 따라주던 아가씨도 관둔 모양이지만... ㅜ_ㅜ

경극을 주제로 꾸민 인테리어. 딱 취향.

구석에 보이는 더치 아이스, 내가 저걸 좀 많이 사랑했다. ^^

백합요리를 (당연히) 시켜주고!

프라이팬에 지진 만두! +_+

사랑해마지 않는 따즈샹라시아!
친구가 왔으니 저는 이제 미식의 세계로 들어가겠사와요! 모두 즐거운 점심 되시길! ^^

그들이 나를 보고 있어 目不窥园

다이사트의 공포, 그들이 나를 보고 있어, 에쿠우스가. 다이사트는 소년에 대해 기억나는 것은 많지 않다고 말한다. 서로 친근하게 어깨를 두드리며 "네가 불쌍하니까" "당신도 그렇잖아" 라고 말할 수 있는 사이였건만. 다이사트는 소년을 한마디로 정의해버린다. 멍든 사춘기. 다이사트를 진정으로 괴롭히는 것은 말들이다. 설명해낼 수 없는 말들, 에쿠우스, 어느새 다이사트를 사로잡은 에쿠우스. 다이사트는 자신이 말대가리를 쓴 양 괴로워한다. 그들이 나를 보고 있어, 그들이. 
나는 알런이 자라 다이사트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에쿠우스의 눈을 찌르고, 보지마, 보지마, 나를 보지마, 그리고 빈 자리를 아무 것으로도 채우지 못한 채 자라 다이사트가 되었다고. 다이사트의 미적지근한 생, 그것이 알런이 앞으로 견뎌야 하는 생이라고. 그런데 아니었던거다. 다이사트는... 다이사트는 알런의 에쿠우스를 통해 진정한 원시를 발견했다. 몰랐다면 그냥 그렇게 살 수도 있었을, 그러나 알고는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원시를. 알런이 에쿠우스를 자신에게서 몰아내기 위해 창자를 물어뜯겨야 하듯, 다이사트 역시 자신의 내장을 내주어가며 싸워야겠지. 그가 썼던 가면은 어느새 말대가리로 바뀌고, 그는... 그는, 앞으로의 생 내내 에쿠우스의 시선을 견디어내야 한다. 불쌍한 닥터 다이사트.
학부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왜냐는 질문을 받고 웅얼거렸지. 다른 선택을 하려고. 나는 그냥 학부 졸업하고 취직할거에요, 라고 말하려고 했다. 한데 그 때 무척 졸렸고, 좀 정신이 없었다- 내 손 끝에서 나간 말은 나 스스로도 상상한 적 없던 말이었다. 내 에쿠우스를 다시 찾으려고요.

나다는 이 연극은, 자신의 에쿠우스의 눈을 찔러본 20대 중반 이후에 보는게 가장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 그렇지. 나의 에쿠우스,내가 그렇게나 강렬하게 열망했던, 내 인생을 전부 다 내주어도 아깝지 않을 것 같았던, 나의 사랑스러운 에쿠우스. 알런이 에쿠우스를 타며 느낀 열락을 나도 맛보았다. 나의 에쿠우스와 함께 할 때 나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나는 완전한 존재였고, 나는... 나는, 그래 그 때 나는 살아있었다. 하지만 나는, 에쿠우스의 눈조차 찔러보지 못한 채 도망쳤다. 더이상은 안된다고, 안된다고 말하면서 끊임없이 뒷걸음질쳤다. 내 에쿠우스에게서.
왜 나는 나의 창자를 내주지 않았을까.
왜 나는 내 안에 빈 자리를 만드는 일을 감내하지 못했을까. 결국은 이렇게 비어버릴 것을.
웃음이 나온다. 자기만의 고통을 견딜 자신이 없다고 도망친 주제에 이런 글이나 쓰는 나. 도망자에게 변명 따위 허락되어서는 안되는 것인데. 그들이 보고 있지. 그래, 나는 앞으로도 계속 그들을, 그들을 아름답게 추억하지는 못한다. 버리는 순간엔 사랑인 줄 몰랐더니, 버리고 나니 나를 버린 거였더라, 라는 이런 통속적인 이야기를 어떻게 아름답게 추억한단 말인가. 어제 알런이 에쿠우스의 눈을 찌르려고 할 때, 정말 비명이 터져나올 것 같았다. 안돼, 안돼. 찌르면 안돼. 그를 버리는 순간 너는 너 자신을 모두 버리게 되는거야. 안돼. 하지만 알런은 에쿠우스의 눈을 찌른다. 그리고 나는 그것조차 부러워한다. 나는 내 에쿠우스의 눈조차 찔러보지 못했으니.

아아, 다이사트는 이제 어떻게 될까. 자신이 바라보던 원시가 진정한 원시가 아니었음을 발견해버린 다이사트는. 다이사트는 에쿠우스 앞에, 에쿠우스에게 사로잡힌 알런 앞에 경건하게 꿇어앉는다. 저 먼 동굴 속에서 에쿠우스는 외치지. 네가 나를 설명할 수 있단 말이야? 그 동굴은 다이사트의 내부에 있다. 다이사트 앞에 펼쳐진 심연은, 그래, 그 심연이야말로 평생 사라지지 않을테지. 그간 자신이 난도질해서 "정상"으로 만들어 사회로 돌려보낸 아이들이 자기 자신임을 깨닫는 순간 다이사트는붕괴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어둠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다이사트의 에쿠우스는 다이사트를 잡아줄까.
인간에게서 신앙을 빼앗는 것만큼 나쁜 일이 또 있을까...라면.
인간에게 신앙을 주는 것은 또 어떤 일인걸까. 그리고 그 신앙을 잃어버린다면...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다이사트가 발견한 어둠이 나를 갉아먹고 있는 것 같아서. 그들이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아서. 인간은 왜 이리 약한걸까.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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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건 아니잖아요. ㅜ_ㅜ 喝辣

퇴근 후, 버스 안에서 이치노세 연인 엔딩을 보았다. 버스에서 내린 후 탐앤탐스에서 커피 대짜를 시키고 다시 스타트. 원래는 카미시로를 공략하려고 했는데, 다른 분의 후기를 읽어보니 카미시로가... 너무 전형적인 캐릭터더라고. 그러니까 병약미소년, 문학에 관심있는. 아, 이런 사람은 내 취향이 아니지. 그래서 다시 즉석에서 고른 캐릭터가 와카츠키 선생님. 즉석에서 고른 캐릭터니까 당연히 설정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고.
그런데 이 캐릭터, 참 내 취향이더라. 이치노세처럼 "고등학생이 생각할 수 있는 어른" 흉내를 내는게 아니라, 진짜 어른이더라고. 여주인공을 달래기도 하고 따끔하게 혼내기도 하는데, 아, 정말. 진짜로 몰입해 버렸다. 그래서-.

스테퍼를 60분 동안 했다. -_-;
운동이 힘든 줄도 모르겠더라. 와카츠키 선생님을 보고 있노라니 그저 좋아서. 게임하는 내내 내 마음이 달짝-하더라. 입가에 헤실헤실 웃음을 빼물고 계속 와카츠키 선생님을 보고 있었다. 여주인공이 와카츠키 선생님의 책상에서 옛 여자친구의 사진을 발견했을 때는 정말이지... 내가 다 마음이 아프더라.

그리고 스테퍼 후에 웨이트를 약간 해준 후-.
어떻게든 엔딩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자전거 위에 앉았다. 다른 분의 공략을 전혀 읽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운동회에서 어떤 운동을 선택해야 선생님을 만나는지 모른다. 선생님이 어떤 선물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무한 세이브와 로드의 반복. 이 선물 사서 주어보고, 아니면 돌아가 다른 선물 사서 주어보고. 은팔찌를 받고 선생님이 환하게 웃었을 때, 나도 같이 웃었다. 크리스마스에 어떤 선물을 사주어야 하는지 몰라서 알바도 했다. 향수 여러개를 다 사놓고 하나 하나 줘봐야지 하면서-. 그리고 오빠가 보낸 편지에서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읽고 두근거리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렸는데.

선생님이 크리스마스에 오지 않았다.
신년에 신사 참배하러 가자고도 오지 않았다...

......

발렌타인 초콜렛을 받아주지 않았다...

분명 호감도는 높았다. 데이트를 신청하면 바로 받아주고, 하교길에 기다렸다 집까지 같이 가기도 하고. 일요일이면 먼저 와서 시간 있냐고 묻기도 하고 그랬단 말이다. 그런데 왜, 뭐가 어긋난건지. 자전거 위에서- 나 정말 울 뻔 했다. 와, 진짜 발렌타인 초콜렛이 거부당하는 순간엔 내가 다 살고 싶지 않더라. 참 웃긴게, 시끄러운 헬스장의 소리도 내 귀에 하나도 안 들어오고. 진짜 나 혼자 있는 양 천정을 보고 허, 한 번 웃고.
자전거를 보니 자전거를 육십분 넘게 탔더라. 닌텐도의 전원을 끄고 일어섰다. 아, 불쌍한 내 엉덩이. 그런데 엉덩이 아픈지도 잘 모르겠더란 말이지. 멍하니 들어가 샤워를 하고 기계적으로 옷을 입고 집에 오기 위해 택시를 탔다. 오기가 생기더라. 다른 사람의 공략을 읽지 않고 내가 꼭, 선생님을 차지해 보이겠어. 반드시 내 힘으로 선생님이랑 연인이 되고 말테야. 멀미를 감수하고 다시 닌텐도를 켰다- 그런데.

첫 만남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거...구나. 난 이미 선생님을 잘 아는데. 선생님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다정한지, 세세하게 다 기억하고 있는데. 선생님은 나에 대해 아무 것도 몰라. 연인이 기억상실에 걸린 것을 알았을 때의 기분이 이럴까. 아, 진짜 눈물이 쏟아지는데, 아, 선생님, 이건 아니잖아요. 우리 분명 사귀었었잖아요. 우리 같이 오키나와에도 갔어요. 바다에 빠진 나를 선생님이 구해줬잖아요. 체육대회 때 도시락도 나눠 먹었잖아요. 밤에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편의점에 가는 나를 붙잡고, 선생님이 허브티를 끓여줬잖아요. 우리 동물원에도 같이 갔었죠. 네, 선생님. 정말 이건 아니잖아요. ㅜ_ㅜ
하지만 닌텐도 안의 선생님이 대답할 리는 없고. 나는 이제부터 다시 선생님이랑 차곡차곡 쌓아가야 하는거겠지. 아, 그런데 선생님, 이건 진짜 아니잖아요. 이건 정말 아니에요... ㅜ_ㅜ

실제 사람에게 이런 마음이 들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이 나이에 지금 이게 무슨 바보같은 짓인가 스스로를 타박하면서도,


게임 캐릭터의 생일 파티를 해주었다는 사람이 절절하게 이해되고 있다.
젠장.

조선일보는 喝辣

1920/30년대에서 젊은 여자들을 씹느라 혈안이었더라-.

일단 아래 인용문은 <별건곤>이라는 잡지에 실린 수필 중 일부(내가 현대어로 좀 고쳤다):
누구나 전차를 타본 이는 내 말을 수긍할 것이다. 요새 여학생들은 빈 자리를 두고도 전차 벤치에 걸터앉기를 싫어한다. 그 이유는 곱게 다려 입은 "스커-트"가 무참히 구길 염려도 있겠지마는 그보다도 한층 중요한 이유가 있으니 왈, 설백(눈처럼 하얀)한 팔뚝에 두른 18금 손목시계 때문이다. 18금 손목시계라니? ...... 별에 별 짓을 다하야 사 가진 금시계를 소매 속에 감추어 두기가 싫은 까닭이다. 그러면 어떻게 그것을 남의 눈에 보여줄 수가 있을까? 그러자면 안한이(편하게) 앉아 있어서는 안된다. 서 있어야 한다. 서서도 팔뚝은 걷어붙이고 "세루로이트" 고리를 부탑고 있어야 한다. 동대문서 신용산 종점까지를 가는 동안에도 금시계찬 팔은 다른 손으로 옮겨잡지도 말고 그대로 참고 팔이 아파도 참고 버텨야 한다...... 이 몸 괴로운 금시계의 유무는 여학생의 자격을 말하리만치 중요한 지위에 있다. 즉 금시계가 없이는 여학생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듯 하다.

그리고 조선일보의 논평:
새 상품이 생기면 나이 어린 학생들이 호기심에 끌려 실용을 떠나서 몸치장에만 마음이 뜨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나 그보다도 마음이 항상 부동하고 있는 오늘의 여학생층 전문직업여성 등의 심리가 너무도 가볍게 들여다 보인다.

학회 빈 좌석을 채우라고 해서 가서 앉았다가 받은 학회지, 휙휙 넘기다가 발견한 인용문. 보고 뒤집어졌다. 된장녀의 조건을 친절하게 알려주었던 조선일보, 그 때도 똑같은 말을 하고 있었구나. 그런데 아아, 우리 할머니들은 금시계로 자신의 신분을 과시했는데 나는 고작 오천원도 안하는 스타벅스 커피로 된장녀의 신분을 유지하고 있나니. 현대 여성들은 너무 소박해진 것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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